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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과 정책 제182호_양춘승_우리나라 사회책임투자의 현황과 과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6-27 13:48:35
  • 조회수 : 167
현안과 정책 제182호
우리나라 사회책임투자의 현황과 과제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정부는 지난 해 말에 도입된 기관투자자 수탁자 책무에 관한 원칙 즉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본고에서는 사회책임투자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 (ESG)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로서 지속가능성과 투자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는 특징이 있음을 밝히고, 기관투자자들의 올바른 주주권 행사를 위한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원칙 즉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의의와 사회책임투자와 연계성을 밝힌 후,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제안을 한다. 법적인 조치로는 자본시장법과 국가재정법의 개정, 시장 형성을 위한 정책으로는 ESG 분석 기관의 양성과 주식 장기보유자에 대한 혜택, 그리고 국민연금 등의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유도 등을 제시한다.
 
서론
 
문재인정부는 경제민주화 공약의 하나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입각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해 말에 도입된 기관투자자 수탁자 책무에 관한 원칙 즉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 재벌 기업에 대한 연기금 투자자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활동 유도 등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달리 표현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를 추동하는 사회책임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을 펴겠다는 약속이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 사회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현황을 알아보고, 사회책임투자의 확산을 위해서 필요한 몇 가지 정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사회책임투자과 스튜어드십 코드: 의미와 현황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SRI)는 윤리적 기준에 의해 술이나 담배 같은 유해 산업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는 것에서부터 투자 대상의 사회적 환경적 성과를 감안하는 것까지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지만, 그 핵심은 자산운용자의 수탁자 책무(fiduciary duty)를 투자자에게 충분한 수익을 보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투자 행위로 인한 환경적 사회적 영향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책임투자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자산 운용에 있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즉 ESG 요소를 감안하는 투자라고 정의할 수 있다. (GSIA 2015) 왜 ESG 요소를 감안하는가? 기업의 재무적 성과가 과거의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면 ESG 성과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대형 환경 사고, 심각한 인권 침해,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의 이유로 하루아침에 주가가 폭락하거나 심지어는 파산한 기업의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따라서 사회책임투자는 미래 세대를 고려하는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금융이다.

동시에 사회책임투자는 주식을 단순히 보유하는 주주(shareholder)로서가 아니라 능동적인 주인(active share-owner)으로서 자신의 주주권을 충분히 행사하여 투자 대상의 환경적 사회적 성과 향상과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을 추구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무에 대한 원칙을 규정한 것으로서 특히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행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ESG 같은 비재무적 요소를 감안하면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투자 대상 기업의 ESG 성과를 높이는 사회책임투자는 기업으로 하여금 이윤 추구 이상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도록 추동하는 역할을 한다. 사실 우리 사회는 현재 고령화, 보건 안전, 양극화, 기후변화, 사회 복지, 남북 대결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지만, 소요되는 국가의 재정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런데 이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업의 활동 또한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기업이 사회와 환경에 피해를 끼치면 사회의 반기업 정서가 커지고, 그리 되면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라는 요구가 커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책임투자는 기업으로 하여금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세게 하여 부족한 정부 재원을 대체하는 효과를 갖게 하는 측면이 있다. 그만큼 사회책임투자 활성화가 특히 강조되는 이유이다.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SRI)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2016년 초 현재 총 SRI 자산 규모는 22.9조 달러로 2014년 초 대비 25.2% 성장하였고, 총 투자 자산에서 SRI가 차지하는 비중은 26.3%에 달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의 비중이 높은 유럽의 경우 SRI 비중은 52.6%에 달하고 있어 사회책임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GSIA, 2016)

이에 비하여 한국의 현황은 너무 초라하다. 2015년 말 기준 우리나라 사회책임투자 규모는 7.9조 원 (약 68억 달러)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SRI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인 91%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고 민간의 공모펀드는 9%에 불과하다. (KoSIF, 2016)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이 금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6년 말에는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는 6.6조 원, 공모펀드의 사회책임투자는 0.3조 원, 총 6.9조 원으로 2015년 대비 약 1조 원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2014년 말 국민연금법을 개정하여 투자 의사 결정에 있어 ESG를 고려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수탁자 책무로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규정한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가 2016년 12월 공표된 것도 SRI를 확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관투자자의 역할을 단순히 주식 보유와 그에 따른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기업의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수익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원칙준수 예외 설명(comply or explain)”을 요구하는 연성규범으로, 현재 영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 도입되어 있다.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는 7개의 원칙과 각 원칙의 이행을 위한 안내지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7개 원칙은 ①수탁자 책임 활동에 대한 정책과 그 내용의 공개, ② 이해상충 해결을 위한 정책과 내용의 공개, ③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 제고를 위한 주기적 점검, ④ 수탁자 책임 이행을 위한 활동 전개 시기와 절차, 방법에 관한 내부 지침 마련, ⑤ 충실한 의결권 행사를 위한 지침ㆍ절차ㆍ세부기준을 포함한 의결권 정책과 내용 그리고 사유의 공개, ⑥ 의결권 행사와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의 주기적 보고, ⑦ 수탁자 책임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한 역량과 전문성 확보 등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도입 목적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한 투자 수익의 극대화이기 때문에 결국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사회책임투자의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일본의 경우, 184개 모든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한 결과, 사회책임투자 규모가 2014년 초 70억 달러에서 4,740억 달러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GSIA, 2016, 7) 그러나 이 코드의 도입이 기관투자자의 자율에 맡겨져 있어 이 제도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기관이 이 코드를 도입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제안
 
위에서 보았듯이 사회책임투자는 ESG 고려와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으로 하여금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을 강화하여 단순한 이윤 추구 이상의 공공적 역할을 하도록 촉구하는 기능을 하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국가가 담당할 공적 투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나아가 사회책임투자는 기업에 대한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단기적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의 투기성 투자자들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사회책임투자 활성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책임투자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먼저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를 확대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연기금 운용을 규정하고 있는 국가재정법을 개정하여 기금의 운용 시 ESG 요소를 고려하는 정도와 이유를 공개하도록 하고, 기금 운용의 성과를 평가할 때도 총 자산 중에서 사회책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의결권 행사에 있어 ESG 요소를 반영하는가 여부 등 적절한 사회책임투자 지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투자 대상 기업의 ESG 정보 공개가 법적으로 의무화하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정보 공개 여부를 기업 자율에 맡겨놓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분명하다. 투자자들이 사회책임투자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 사회책임 활성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더 많은 상장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요구된다.

셋째, 국민연금 등 운용 자산 규모가 큰 기관투자자들이 하루빨리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지금 3개의 자산운용사만이 참여하였고 앞으로 36개 자산운용사가 추가로 참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 정작 운용 자산이 큰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의 참여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 ESG 정보를 분석 평가하는 리서치 기관을 활성화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정확한 정보의 날카로운 분석만이 ESG 성과에서 생겨나는 기업의 미실현 가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자본시장에서 단기 투기성 자금의 농단을 막고 장기 투자를 지원하기 위하여 주식의 장기 보유자에게 1주2표의 예외적 주주권 행사를 가능하게 만드는 법 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사회책임투자와 ESG 정보 공개,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경제 등을 촉진하기 위한 29개 정도의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는 차이들이 있지만 여러 의원들이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그러나 법만으로는 부족하다. 관건은 금융 기관이 사회책임투자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모든 금융기관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고, 사회책임투자를 위한 적절한 법적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 기업은 이윤 추구 이상의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고 투자자들은 착한 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투자 수익을 누리는 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져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실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참고 문헌
  •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GSIA), 2015, “2015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Review”
  •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GSIA), 2016, “2016 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Review”
  • KoSIF, 2016 “2015 한국의 사회책임투자 현황과 분석” available at http://www.kosif.org/board/bbs/board.php?bo_table=fund&wr_id=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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