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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8-28 14:23:00
  • 조회수 : 703

책 소개

피케티와 [21세기 자본]을 해설한 『피케티, 어떻게 읽을 것인가』. 피케티의 이론을 단순히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 경제에 피케티의 이론을 적용하여, 한국 사회의 소득불평등 현실에 주목한다.

[출판사 제공]

 

 

저자 소개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저자 :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기획)
저자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는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정책연구기관으로 지난 2013년에 창립된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는 균형감각과 실사구시 정신에 입각해서 미래지향적 정책 담론과 정책 대안을 개발하고 있다. 정파적 논리보다 객관적 근거를 중시하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사회적 합의의 형성과 국민통합의 증진을 지향한다. 정책연구뿐만 아니라 과학적 지식과 건강한 문화의 생산과 공유 및 확산을 도모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러한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들의 협동조합이다.

저자 : 유종일
저자 유종일은 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이며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트르담 대학,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일본 리츠메이칸 대학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SD), 중국 베이징대학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대통령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과 민주당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주요 연구 주제는 경제성장과 소득분배, 경제민주화 정책 등이며, 주요 저서로 ?한국경제 새판짜기?(공저, 2007), ?위기의 경제: 금융위기와 한국경제?(2008), ?경제119?(2011), ?박정희의 맨얼굴?(공저, 2011), ?유종일의 진보경제학?(2012), ?경제민주화?(공저, 2012), ?경제민주화가 희망이다?(공저, 2012), ?MB의 비용?(공저, 2015) 등이 있다.

저자 : 윤석준
저자 윤석준은 현재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학, 불문학, 경제학을,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에서 기호학을, 스위스 제네바 대학에서 유럽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아산㈜ 기획실에서 현대그룹의 남북경협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파리정치대학 유럽학연구소(SCIENCES PO/CEE) 연구원,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SAIS) 방문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SD) 방문연구원을 역임했다.

저자 : 주상영
저자 주상영은 현재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세종대학교 경제무역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정부혁신평가위원, 기금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저자 : 이진순
저자 이진순은 현재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무역학을 공부했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숭실대학교 경제통상대학 학장,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냈다. 참여정부,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을 역임했으며, 한국 석유공사 비상임이사, 한국도로공사 비상임이사를 맡은 바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목 차

서문 피케티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제1부 피케티는 무엇을 말하고 있나 / 유종일
제1장 1:99 사회를 발견하다
제2장 자본축적과 소득분배의 역사적 동학
제3장 세습자본주의의 재림과 정책 대응
제4장 피케티가 옳다!


제2부 피케티와 미국, 프랑스, 유럽연합
- ‘피케티 신드롬’의 배경과 맥락/ 윤석준
제5장 2014년 세계는 왜 피케티에 열광했는가
제6장 피케티와 프랑스, 그리고 유럽연합
제7장 평등의 경제학에서 불평등의 정치학으로
제8장 피케티 신드롬’에 대한 우려와 기대
제9장 피케티와 ‘그의 친구들’: 피케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제3부 피케티 이론에 비추어본 한국의 현실 / 주상영
제10장 피케티 이론을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가
제11장 노동의 몫과 자본의 몫
제12장 한국 경제의 피케티 비율 I
제13장 한국 경제의 피케티 비율 II
제14장 불평등의 축소와 관리


제4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한국 경제
- 자수성가형 사회에서 세습자본주의로의 퇴화 / 이진순
제15장 피케티의 자본주의 내재적 불평등화 법칙
제16장 피케티 이론, 한국 경제에의 적용
제17장 세습사회로의 퇴화를 저지하기 위한 정책 제안

[출판사 제공]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다음의 목적을 위해 집필되었다.

첫째, 2014년 피케티 방한 후 학회 토론, 직접 피케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외에서의 ‘피케티 논쟁’과 ‘피케티 열풍’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학자들이 진영논리로 가득 찬 피케티의 이론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둘째, 피케티 열풍에 동참해 구입했으나 ‘기약 없는 약속의 책’이 되어버린 [21세기 자본]의 충실한 안내서를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셋째, 피케티의 이론을 단순히 이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 경제에 피케티의 이론을 적용하여, 한국 사회의 소득불평등 현실에 주목하기 위해서이다.
세 명의 경제학자와, 한 명의 정치학자가 만들어낸 [피케티,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피케티의 이론을 더 많은 사람이, 좀 더 정확하고 진지하게 검토하기를 바라며 집필되었다. 비전문가에게도 충실한 안내서가 됨과 동시에 피케티의 이론을 한국 사회에 적용해보는 데까지 나아가는, 기본부터 현실 적용까지 두루 다루는 책이다. 독자들은 피케티의 주요 공식에 대한 이해부터 피케티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정치·경제 전문가의 냉철한 통찰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피케티에 대한 전 세계 논쟁, 이 책에서 해소한다

1. 피케티는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나?

지난해 9월 피케티 방한 후, 각종 토론패널로 참여하여 피케티 열풍을 직접 겪고 국내외의 많은 논란에 주목해온 유종일 교수는 이 책에서 피케티를 둘러싼 오해를 조목조목 반박해낸다. 유종일 교수가 집필한 1부의 4장에서는 주류 경제학의 본산인 미국에서 최고의 경제학자들의 피케티 [21세기 자본]에 대한 입장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맨큐의 경제학]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와 피케티는 상당한 논쟁거리를 제공했다. 이 논쟁은 2014년 초 전미경제학회에서 시작되었는데, 이때 피케티는 자신의 입장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게 된다. 이것이 2014년이었고, 이 학회는 2015년 이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는데, 이때 미국 보수 언론은 ‘피케티가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고, 한국 언론은 그대로 이를 인용하여 뉴스로 실었다. 유종일 교수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사실 논란이 된 피케티의 논문을 보면 ‘오류 수정’이 아니라 기존 주장에 대한 ‘부연 설명’이라고 해야 옳다. 이 논문은 이미 전미경제학회에서 발표한 내용과 동일하며, 단지 자본과세에 관한 한 절을 추가했을 따름이다. 전미경제학회 당시 언론이 많이 보도한 것처럼 피케티는 맨큐와 치열한 논쟁을 벌였는데, 동일한 내용을 두고 이제 와서 피케티가 오류를 인정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피케티는 자신의 책에 대한 해석을 둘러싼 오해들이 있으니 이를 재설명한다는 입장이다. 보수언론과 보수경제학자들이 문제 삼은 것은 피케티 논문의 “나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20세기에 어떻게 변화했는지 설명하고 21세기에는 어떤 경로를 걷게 될지 예측하는 데 있어서 r〉g가 유일한 혹은 가장 중요한 공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구절이다. 그러나 이 문장의 앞에서 그는 “r과 g의 격차는 부의 불평등의 정도와 변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입장을 재확인한다. r〉g가 유일한 혹은 가장 중요한 공식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은 “r〉g 외에도 정치적 격변이나 제도적 변화 등이 불평등 심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특히 미국에서 1980~2010년 불평등이 확대된 것은 r〉g보다는 최고경영자와 일반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라는 기존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어느 모로 보나 [21세기자본]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을 가지고 피케티가 오류를 인정했다고 해석하는 다소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은 아무래도 이념 경쟁의 과잉 현상이 아닌가 싶다. 제4장_ ‘피케티가 옳다’ 중에서, 133p

2. 피케티는 과격분자 혹은 반성장론자인가?

유종일 교수가 보기에 보수 진영의 피케티 비판은 그가 제안한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과 누진적 자본세 도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수 지영은 이러한 과세는 투자를 위축시키고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피케티의 역사 자료에 따르면 소득세와 상속세의 최고세율이 엄청나게 높았던 전후 황금시대에 성장률이 전무후무하게 높았다. 또한 과거 신자유주의 혹은 시장만능주의의 첨병 역할을 했던 IMF도 최근에는 분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4년 봄 IMF가 발표한 ?재분배, 불평등, 그리고 성장(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에서는 순불평등이 낮을수록 성장률이 높고 성장의 지속기간이 길며, 재분배가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처럼 불평등이 오히려 성장을 해친다는 것은 이미 이 분야 연구의 세계적 대세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피케티가 주장하는 과세 또한 ‘누진’과세로서 자본축척의 동력을 줄여 성장률을 더 낮추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피케티가 자본소득에 대한 무거운 과세로 세후 자본수익률을 떨어뜨리기보다 누진적 자본세를 활용하자고 하는 것은 전자가 “자본축적의 동력을 죽여 성장률을 더 낮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기업가들이 충분히 부를 축적하기 이전에는 부담을 지우지 않고 이미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에게만 부담을 지우게 하기 위해 누진적 자본세를 제안한 것이다. 나아가 피케티가 80%에 이르는 매우 높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세금이 “경제성장을 둔화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무익한 (심지어 해로운) 행위를 합리적으로 억제하고 실제로 성장의 과실을 더욱 널리 분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제4장_ ‘피케티가 옳다’ 중에서, 115p

또한 각종 학계의 피케티 관련 토론 패널로 참여한 유종일 교수는 한국 학자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제기한 문제가, 만약 근본 부등식 r〉g가 문제라면 성장률 g를 높이는 방법도 있는데 왜 r을 낮추는 방법을 택하냐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즉, 자본과세로 재분배를 하기보다는 성장을 높여서 일자리 창출도 하고 분배 문제도 해결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따르면 인구성장률이 0이 되면 경제성장률은 생산성 증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역사적으로 선진국의 생산성 증가율은 1.5%를 넘은 적이 없다. 특히나 전 세계적인 고령화 때문에 한국의 경우 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참여정부 시절 경제학자로서 정책 자문을 한 경력이 있는 저자는, 지금까지 한국의 경우 성장률 제고를 위해 추진한 정책이 분배 악화만 초래했을 뿐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날카롭게 일갈한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만이 아니라 프랑스 학자 ‘피케티’를 읽는다!

사실 피케티는 미국 사회에서도 생소했던 경제학자였다. 하버드 대학 출판부가 이 책의 초판부를 찍어낼 때만 해도 아무도 피케티 열풍을 예상하지 못했으나, [21세기 자본]은 하버드 대학 출판부 100여년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이 되었다.
≪한겨레≫에서 피케티와 대담을 진행한 바 있는 3부 집필자 시앙스포 정치학 박사 윤석준은 프랑스에서 피케티의 행보에 주목해왔다. 특히 “자신 외에는 아무도 관심 없는 자잘한 수학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는” 주류 경제학에 대해 일침을 가했던 피케티가 [21세기 자본] 후반부에 언급한 ‘글로벌 자본과세’ 등의 정책 제언을 제시한 것은 프랑스에서의 정치 참여적 행보와 가까운 모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21세기 자본] 후반부에 드러난 그의 제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피케티가 프랑스 사회에서 보여온 정치 참여적 행보와, 그동안의 학술적 연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케티가 올랑드 프랑수와 사회당 후보의 대선 시기 조세정책 공약을 만드는 데 참여한 사실과, 다양한 학술지와 언론에 기재해온 주장을 세세하게 설명한다.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온 글로벌 차원의 자본과세는 사실 유럽연합 혹은 유로존 차원에서 처음 제기되었다는 것이 윤석준 박사의 설명이다.

피케티의 이론과 공식을 한국 경제에 적용하는 시도

이 책은 피케티 열풍이 휩쓸고 간 자리를 한국 안의 문제의식이 자리 잡아 생산적인 학문의 역할을 하기를 바라며, 실제 피케티 이론을 한국 현실에 적용하는 참신한 학문적 시도를 하고 있다. 분석 결과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자본소득이 노동소득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높은 자본/소득 비율 ). 이는 높은 저축률도 원인이지만 자산 가격이 일반 물가에 비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케티가 주목하는 자본수익률과 소득증가율의 격차를 추정한 결과 주요국에 비해 그 정도가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한다. 따라서 최근에 급격하게 악화된 소득 및 자산의 불평등은, 자본수익률과 소득증가율의 격차보다는 자본소득/비율과 자본소득분배율의 급격한 상승과 관련성이 더 높다는 것이 3부 집필자 주상영 교수의 평가다.

KDI 원장이자,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역임했던 4부 집필자 이진순 교수는 이러한 높은 자본/소득 비율 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한국의 높은 ‘지가 인플레이션’에 주목한다. 그리고 여기서 저자는 피케티의 이론을 넘어선 한국 사회의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분석하고 있는데, 이를 박정희 정부 시절의 ‘관치부동산’의 잔재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스24 제공]

 


책 속으로

 

필자는 피케티와 관련된 여러 토론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데, 놀랍게도 상당수의 학자들이 [21세기 자본]을 읽어보지도 않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피케티는 세습된 부에 의한 불평등의 심화를 능력주의 관점에서 비판하며,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정책 처방을 내리고 있다. 그런데도 피케티를 계급 갈등을 선동하는 마르크스주의자로 매도하기도 하고, 시장경제나 경제성장을 반대하는 무조건적 평등주의자로 오해하기도 한다. [21세기 자본]이 보통의 경제학 전문서적과는 달리 수리모형을 담지 않고 역사적 분석과 서술에 치중한 것만 보고 세계 정상급의 수리경제학자인 피케티가 경제이론에는 능통하지 않다는 터무니없는 착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재계와 보수진영에서 나온 비판들은 대개 오류투성이거나 성장주의 사고방식에 젖어서 피케티의 논리 자체와는 무관한 이념적 주장을 늘어놓을 뿐이다. 이념 갈등이 심하고 진영논리가 횡행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지적하고 과감한 재분배정책을 옹호하는 피케티의 주장은 보수진영의 입장에서 보면 차분하게 곱씹어보고 근거를 따져볼 대상이 아니라, 퇴치해야 할 위험한 사상일 따름인 것이다. 한편, 피케티는 재분배정책을 통한 불평등의 완화를 주장할 뿐 시장경제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시장과 능력주의를 신봉한다. 피케티는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자본주의 타도를 외친 마르크스보다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완화해 자본주의를 살려낸 케인스에 가깝다. 이러한 피케티의 사고방식은 교조적인 진보진영에게도 거부의 대상일 뿐이다. ---「서문」중에서

억만장자 순위에서 무려 10년간이나 1위를 차지한 빌 게이츠의 경우 1990년에 40억 달러였던 재산이 2010년에는 500억 달러로 증가했다. 명목상으로 매년 13% 정도가 늘어난 것인데,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증가율로는 매년 10~11%가 늘어난 셈이다. 빌 게이츠가 소비한 부분은 무시하더라도 10~11%라는 경이적인 실질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빌 게이츠는 뛰어난 사업가로서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의 재산은 그가 은퇴한 후에도 빠르게 늘어났다. 거대한 부는 한 번 형성되면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수익률도 높고, 수익의 대부분이 재투자되기 때문이다. 세계 1위의 화장품 회사 로레알의 상속녀로 유명한 베탕쿠르의 경우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녀의 재산은 1990~2010년 사이에 2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증가했다. 정확하게 빌 게이츠의 재산의 반에서 시작해서 반으로 끝났으니 수익률은 동일했던 것이다. 그녀는 단 하루도 돈을 벌기 위해 일해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제3장 세습자본주의의 재림과 정책 대응」중에서

소득세와 상속세의 역사를 통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누진적인 소득세와 상속세는 소득불평등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이다. 그림 3.7의 소득세 최고세율과 그림 1.2와 그림 1.3을 통해서 본 소득분배의 변화를 비교하면 양자 사이의 높은 역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세율이 높았을 때 소득불평등은 감소했으며, 세율이 낮았을 때 소득불평등은 증가했다. 특히 앵글로색슨 국가에서는 소득세의 누진성이 극도로 약화된 이후 불평등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는 단순히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덜 걷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레이건 대통령의 부자감세는 슈퍼매니저의 연봉이 폭등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고한계세율이 80~90%일 때에는 슈퍼매니저들이 연봉 인상을 위해 이사들과 주주들을 설득하려고 온갖 노력을 할 유인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세율이 30~40%로 내려가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연봉의 크기가 성공의 척도가 되고, 슈퍼연봉이 용인되고 심지어 찬양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슈퍼매니저들은 연봉 인상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고 그들의 연봉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던 것이다. ---「제3장 세습자본주의의 재림과 정책 대응」중에서

다음은 2014년 9월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의 한 장면이다. 피케티의 발표와 미국의 보수 경제학자 로런스 코틀리코프Lawrence Kotlikoff의 적대적 논평에 이어서 필자도 참여해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코틀리코프는 또다시 공격을 가했다.
“왜 돈 많이 버는 부자들을 문제 삼느냐, 진정한 불평등은 소득불평등이 아닌 소비불평등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다면 결국 나머지 돈은 사회를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 미국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대부분의 돈을 사회에 기부했다. 워런 버핏은 일반인들과 같은 음식점에서 밥을 먹는다. 많이 벌어도 소비는 많이 안 하고 남는 돈은 기부하는데 뭐가 문제인가.”
피케티는 차분히, 그러나 다소 냉소적으로 답했다.
“소비라는 게 음식점 가는 것만 있는 게 아니죠. 돈이 있으면 정치인도 사고 학자들도 사지요.”
멋진 한 방이었다. ---「제4장 피케티가 옳다!」중에서

문제는 성장을 위해서 어느 정도까지의 불평등이 필요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평등과 마찬가지로 지나친 불평등도 성장을 해친다는 것이 최근 경제학계의 정설로 굳어지는 추세이다. 지나친 불평등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사회계층 간 이동성과 경제적 역동성을 제한하며, 소비수요의 부진을 초래함으로써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심지어 과거 신자유주의 혹은 시장만능주의의 첨병 역할을 했던 IMF도 최근에는 이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많은 국가들의 불평등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재분배는 성장을 해치지 않기 때문에 재분배를 통해 분배를 개선하면 성장이 증대될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아무도 IMF가 진보적인 정치적 편향 때문에 이러한 주장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2014년 8월에는 월가의 신용평가사 S&P가 현재 미국의 불평등이 너무 심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세상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제4장 피케티가 옳다!」중에서

미국을 진원지로 ‘피케티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14년 5월 하순이었다. 어떻게든 이 열풍을 차단하기 원하는 보수파들에게 희소식이 들려왔다. 유명 경제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가 피케티의 계산에 착오가 있었고 자의적으로 숫자를 조작했다는 기사를 실은 것이다. 그리고 치명적인 공격을 더했다. 피케티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부의 분배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영국의 경우에 피케티가 사용한 상속세 자료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샘플조사 자료를 보면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수파들의 기대는 며칠 되지 않아 여지없이 무너졌다. 몇몇 독립적인 제3자의 평가도 피케티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무엇보다 피케티 본인이 ≪파이낸셜 타임즈≫에 장문의 답변을 보내 완벽하게 방어해낸 것이다.
피케티는 다양한 자료를 기초로 과거의 데이터를 추정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신중한 방법론에 기초해 숫자를 조정한 것이지 결코 자의적으로 조정한 것이 아님을 밝혔다. 실제로 피케티는 매우 모범적으로 자신이 사용한 데이터를 웹사이트에 모두 공개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웹사이트에 실려 있는 부록에 대부분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제4장 피케티가 옳다!」중에서

결국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도 이야기하듯, 유로존 위기의 핵심이 경제에 있을지 몰라도, 그 해결의 핵심은 정치에 있다는 것을 재차 강조한다. 그리고 유럽 차원에서의 그러한 정치적 실험은 일단 유럽연합보다는 유로존에서 더 실현 가능성이 높고, 시의적 필요성도 높다고 본다. 이러한 정치적 발전은 단기적으로는 유로존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 민주주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실질적인 유럽 차원의 과세 제도를 만드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발전은 궁극적으로는 더 사회적이고 민주적인 유럽 혹은 유럽연합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가 보장된 독일식 기업경영, 모두를 위한 보편적 보육시스템,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탄소배출권 관리 등의 형태로 유럽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게 될 것이라는 것이 피케티의 주장이다. ---「제6장 피케티와 프랑스, 그리고 유럽연합」중에서

2014년 9월 피케티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예상대로 반응은 뜨거웠고 모든 주요 언론이 그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인터뷰 기사는 필자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인터뷰의 요지는 피케티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계층이동이 닫힌 사회로 가는 것은 위험하며, 그런 의미에서 교육은 중요하다. 하지만 피케티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렇게 두꺼운 책을 쓴 게 아니다. 물론 교육은 사다리가 될 수 있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공감한다. 피케티는 단지 원칙론에 입각해 대답한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교육열은 엄청나게 높고 그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 대표적인 나라이다. 멀쩡한 학자라면 이러한 나라에 와서 교육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겠는가? 교육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교육이 불평등의 문제까지 해소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교육은 그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고, 재능과 노력에다 경제적 지원까지 합쳐지면 항상 남들보다 앞서가는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교육이 중요하기는 해도 그것만으로 불평등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피케티의 책을 읽다 보면 그도 이 ? 

[예스24 제공]

 

 

저자 지식협동조합좋은나라, 유종일, 윤석준, 주상영, 이진순|역자 유종일|한울아카데미 |2015.07.15

페이지 368|ISBN  9788946057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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